'어서오시겨'…강화 사투리에는 정겨움이 있다
강민주 기자
minjoo@naver.com | 2022-09-12 15:38:43
대룡시장, 황해 연백군 피난민 정착…북한말투 비슷
강화도에 처음 가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무뚝뚝한 말투에 불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강화 고유 사투리이기 때문이다. 듣기에는 투박한 느낌을 받지만 오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다정하고 정감이 가는 어감을 느끼게 된다. 강화 사람들은 일상에서 자연스레 느끼는 사투리지만 외지인들은 모를 때는 불쾌할 수 있지만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정겨운 강화 사투리에 대해 소개한다. / 편집자 주
인천 사람이 모르는 인천 사투리가 있다? 정확히 표현하면 인천이 아닌 강화도 말이다.
강화도는 지난 1995년 3월 1일을 기해 경기도에서 인천으로 행정구역이 변경됐다. 당시 강화군은 함께 편입된 김포 일부와 옹진을 합쳐 954㎢의 면적과 인구 235만 명의 거대 광역시의 한 지역이 됐다.
그렇지만 강화도는 섬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자체 향토문화가 유지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언어이다. 처음 듣는 사투리가 많아 대화를 이어가기 어렵다.
물론 지역별로 사투리가 존재한다. 알다시피 사투리는 어느 한 지역에서만 쓰는 말로, 표준어가 아닌 말을 뜻한다.
그런데 경상도·전라도 사투리나 북한 사투리는 TV 방송 등에서 많이 인용돼 어색하지 않다. 하물면 강원·제주 사투리까지도 낯설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강화도 사투리는 들어본 적이 별로 없어 생경스럽다.
강화도에서는 인사말부터 다르다. 흔히 하는인사말로 표준에서 -세요, -시오로 끝나는 어미에서는 -시겨라는 말을 쓴다. 어서오세요는 어서오시겨, 안녕히 계세요는 안녕히 계시겨로 한다.
상대에 대해 확인하고자 할 때에는 -시갸, -시꺄를 자주 사용한다.
실례로 안녕하세요? 할 땐 안녕하시꺄, 계십니까?는 계시꺄라고 한다. 말투가 된발음이라서 다소 오해 소지가 있지만 사투리이기에 듣기에 따라 다르다.
호칭에서도 많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아버지를 흔히 아부지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어렸을 때는 아버지라는 호칭이 뭔가 근엄한 무게감이 있어서 친근하게 아부지로 대신 부르는 경우로 생각했다.
지금의 아이들이 아버지 대신 아빠로 부르는 것처럼 어렸을 때는 당연히 아부지라고 호칭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역시 강화도 사투리이다. 아버지는 아부지, 어머니는 어머이로 불렀다. 당연히 할아버지는 할아부지, 할머니는 할머이였다.
그런데 외할아버지나 외할머니는 또 다르다.
외할아버지는 외할아부지로 부를 것 같았는데 오자라버지로 부른다. 그리고 외할머니를 오잘머니, 외삼촌은 오삼촌이라고 한다.
사실 강화도가 경기, 인천, 서울과 인접한 곳이라 이들 지역에서도 이런 호칭을 사투리로 생각치 않고 일반적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강화도 사투리는 은근히 받침을 탈락하는 동사가 많다. 대표적으로 -갑시다, -합니다가 있다.
갑시다는 갑의 ㅂ이 탈락돼 -가이다, 합니다는 합의 ㅂ이 탈락돼 –하이다'가 된다. <계속>
[ⓒ 투데이1. 무단전재-재배포 금지]